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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회색빛으로 퇴색되어가다
이제는 아무 볼품 없이 길가에 버려져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치이며
길거리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내 마음과는 달리
시간이라는 수레바퀴 뒤 편에 서 있는
그 모습은 차마 얼굴을 마주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고마운 것은
저 멀리 기억 뒤편으로 지나가 있기에 두꺼운
얼굴을 들고 웃음지을 수 있습니다
그림자처럼 지나갔기에
오늘 아침에 일어나 새로운 화장을하고 눈썹을 그리며 내게는 아무 일도
없는 듯 밖으로 걸어나갈 수 있습니다
칠하고 또 칠해 보지만
기억 속에 있는 잔상은 자꾸 일어나
흉칙한 그림이 되고 말았습니다
버려야 하는 그림에
아직도 애착을 갖고 있는 내 모습은
겨울 한파에 싸쓸하게 식어 얼어 붙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 그림을 세상에 두고
그대 사랑의 색으로 아름답게 체색되어 있는 영혼에 있는 내 그림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랑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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