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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

당신의 하얀 손에 작은 새끼손가락이 되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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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얀 손에 작은 새끼손가락이 되어 / 작가 미상

 

 

나는 당신에게 힘이 되지도 못합니다

삶의 무게를 버거워하는 당신께 나는

힘이 되어 주지도 못하고

당신의 지친 몸에 붙어서

나의 존재 그 자체마저

당신께 짐이 됩니다

 

나는 당신께 기쁨을 주지도 못합니다

나의 하나뿐인 주인이신 당신께

장미꽃 한 송이 꺾어 드리지 못하고

당신의 눈에 맺힌 고운 이슬을

나는 힘없이 바라만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

그것은 내일을 약속하는 것뿐입니다

참된 사랑을 약속하고

진정한 행복을 약속하고

영원히 변치 않는 순결을 약속하고

 

오직 한 사람의 주인만을 섬길 것을

약속하는 것뿐입니다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도 당신과 함께 잉태된 것처럼

당신이 먼 훗날 바닷가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볼 때

나도 당신을 따라 아름다운 황혼을 바라볼 것입니다

당신의 하얀 손에 작은 새끼손가락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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