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승1 반성 704 / 김영승 반성 704 / 김영승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 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 며칠째 잘 안 먹는다 부엌 바닥을 기어다니며 여기저기 똥을 싸 놓은 강아지들을 보면 낑낑낑 밍키를 보며 칭얼대는 네 마리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나는 꼭 밍키의 남편 같다. -정끝별·시인 김영승(49)은 반성의 시인이다. 그는 술이나 잠에서 반쯤 깬 반성(半醒)의 시인이고 기존의 서정시로부터 반 옥타브쯤 들떠 읊조리는 반성(半聲)의 시인이다. 가난과 무능으로 일그러진 욕망의 고백을 일삼는 반성(反性)의 시인이고, 구도자적 치열함으로 당대와 스스로를 부정하는 형이상학적.. 2021. 9.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