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석1 투명한 속 / 이하석 투명한 속 / 이하석 유리 부스러기 속으로 찬란한, 선명하고 쓸쓸한 고요한 남빛 그림자 어려온다, 먼지와 녹물로 얼룩진 땅, 쇠 조각들 숨은 채 더러는 이리저리 굴러다닐 때, 버려진 아무 것도 더 이상 켕기지 않을 때, 유리 부스러기 흙 속에 깃들어 더욱 투명해지고 더 많은 것들 제 속에 품어 비출 때, 찬란한, 선명하고 쓸쓸한, 고요한 남빛 그림자는 확실히 비쳐 온다. 껌종이와 신문지와 비닐의 골짜기, 연탄재 헤치고 봄은 솟아 더욱 확실하게 피어나 제비꽃은 유리 속이든 하늘 속이든 바위 속이든 비쳐 들어간다. 비로소 쇠 조각들까지 스스로의 속을 더욱 깊숙이 흙 속으로 열며. - 정끝별 시인 투명한 것은 비친다. 통과하며 통과시킨다. 더 많은 것들을 제 속에 '품어 비춘다'. 투명한 속은 제 속을 훤히 .. 2021. 9.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