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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을풍경/ 겸향 이병한

by 존글지기 201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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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을풍경/ 겸향 이병한


1. 가을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나무 잎은 떠날 때를 알고 있는 것이지요.
고운 빛깔로 단장한 후 중력의 법칙에 자신을 맞기며
바람에 몸을 날리게 됩니다.

2. 한 여름동안 나뭇잎이 광합성작용을 통해서
양분을 모아 나무의 성장과 열매를 맺도록
부지런히 일을 한 후에 찬바람이 불어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나무는 떨켜 층을 만들어 잎으로 가는
수분 공급을 차단하게 됩니다.
더 이상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나뭇잎은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어가게 되는데
그것이 단풍인 것입니다.

3. 나무와 잎은 서로 필요 할 때는 도움을 주고받다가
계절이 바뀌면서 서로 도움이 안 되고 부담스런 관계가 되면
관계를 단절 하려고 나무가 떨켜 층을 만들어 잎을 떨어 냅니다.
나무가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해서
수분공급을 중단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4. 일반적으로 생각 하는 것처럼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것은
바람 때문도 아니고 중력의 법칙 때문도 아니고
나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입니다.
나무가 잎을 버린 것입니다.
전에는 필요한 관계였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인연은 청산되어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5. 사람이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공급받던 탯줄은
새로운 세상에 나오면서 끊어져야 살아 날 수 있는 것입니다.
엄마 뱃속에서는 고마운 생명의 줄이었지만
세상에 나온 후엔 끊어져야 할 줄입니다.
나뭇잎이 낙엽 되어 없어지는 것만 같지만
사실은 새 봄에 다시 새 싹으로 태어나는 것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6. 사람이 태어나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인연의 줄은
학연지연혈연 형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명의 부름을 받아 맡은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줄은 끊어져야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불의한 청탁은 인정사정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7. 그릇을 만드는 가마터엔 깨진 그릇조각이 많이 널려 있습니다.
며칠 동안 구워진 그릇을 꺼내면서 잘못 만들어진 그릇은
여지없이 깨뜨려 버리는 것입니다.
이 때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자는 도공밖에 되지 못하고
과감하게 깨뜨려 버릴 줄 알면 도예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8. 이스라엘은 조상들로부터 전해지는 죄로 오염된 관계를 단절하고
하늘이 맺어준 새로운 인연으로 나가기 위해서
난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할례는 불의한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대명사입니다.
학연지연혈연을 통해 들어오는 불의한 청탁을 뿌리칠 줄 알면
새 봄에 새 싹을 티 울 수 있지만 뿌리치지 못하면
둘 다 겨울을 날 수 없습니다.

9. 우리민족은 유난히 정에 약한 민족입니다.
세계를 제패할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 나라이지만
모든 결정을 정에 의해 결정했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했었던 것입니다.
정과 욕을 십자가에 못 박을 줄 알면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되지만
정으로만 살아가면 열강들 틈에 낀 불쌍한 나라로 남게 됩니다.

10. 나무는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줄 압니다.
더 좋은 선택을 하였기에
가을단풍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빛깔로
다가오는 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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