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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6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할 수 있다면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 일 수 있다면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2015. 7. 2.
진심으로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 이해인 진심으로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고 사소한 일로도 쉽게 의기소침해지는 저를 봅니다. 근심 걱정의 무게에 짓눌리고 불안과 우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곧잘 주위 사람에게까지 우울을 전염시키는 저를 봅니다.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 사랑, 양심을 물질에 팔지 않는 자유, 거짓을 말하지 않는 용기,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성실함,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는 성숙함,잘난 체하지 않는 겸손함, 잘못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떳떳함 등. 제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서 멀리 있는 저를 보며 안타까워합니.. 2013. 6. 25.
어떤 결심 / 이해인 어떤 결심 /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때꼭 하루만 살기로 했다몸이 많이 아플때꼭 한 순간만 살기로했다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고요히 나 자신만들여다 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전 생애하고 생각하니저만치서 행복이웃으며 걸어왔다. 2013. 5. 25.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도 나무처럼 사계절을 타는 것일까 물오른 설레임이 연두빛 새싹으로 가슴에 돋아나는 희망의 봄이 있고 태양을 머리에 인 잎새들이 마음껏 쏟아내는 언어들로 누구나 초록의 시인이 되는 눈부신 여름이 있고 열매 하나 얻기 위해 모두를 버리는 아픔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충만의 가을이 있고 눈 속에 발을 묻고 홀로 서서 침묵하며 기다리는 인고의 겨울이 있네 사랑도 나무처럼 그런 것일까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2013. 4. 5.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 / 이해인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 /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 볼 수 있는 성숙한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2013. 3. 14.
오늘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오늘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오늘 하루에 숲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 주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때는 어느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2012.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