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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 줄 모르는 사랑 / 정채봉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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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 줄 모르는 사랑


오리들이 사는 호수에도 여름이 왔다. 여름은 오리들에게 있어서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더러는예기치 않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그것은 젊은 오리들의성문제가 어느때 보다도 강하게 드러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어른 오리들이 모여서 의논한 끝에 원앙을 초청해서 사랑에대한 강의를 등기로 했다.원앙이 왔다. 그는 먼저 사랑에 실패한 젊은 오리의 경험담을듣고자 했다. 한 처녀 오리가 나와서 말했다.

"작년 여름 일입니다. 사랑하는 총각오리와 함께 휴가를떠났습니다. 첫날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푸른 물을가르며 수영을 하였습니다. 따로 따로 둥지를 틀고 아름다운꿈을 꾸며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저녁이었습니다. 소나기가 내리자 무섭지않느냐며 그가 나의 둥지로 건너 왔습니다. 나는 원하지않았는데 그가 강하게 함께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내가허락하고 나자 그는 나한테서 멀어져 갔습니다. 나는 사랑의시작으로 생각하였는데 그는 사랑의 끝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원앙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젊은만남은 끊임없는 갈구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함께 보면모든것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즐거운 것만으로 생각하기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조로부터 이렇게 배웠습니다."

"사랑은 갈구인 동시에 인내이며, 아름다움인 동시에슬픔이기도 하며 즐거움인 동시에 고통이기도 하다. 인내로사랑이 성숙하며 슬픔이 승화하면 어느 것 보다도 아름답다.그리고 고통이 행복의 샘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절대 어떠한 경우이건 혼전에는 둥지를 함께 쓰지않습니다. 함께 둥지속에 있으면 유혹을 떨쳐버린다는 것이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몸에 관심을 나누어영혼에 대해서도 대화합니다. 성의 유희보다도 하늘의 별과풀잎의 흔들림과 풀벌레들의 노래를 함께 듣는 걸 더 즐거워합니다."

이때, 한 오리가 일어나서 질문 하였다.

"그렇게 아끼다가 상대가 변하면 어떡합니까? 우리는 변하지않는 증거로 몸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원앙이 미소띤 얼굴로 대답하였다.

"사랑은 믿음과 신뢰입니다. 못 미더운 사랑은 믿음과 신뢰가다져질때까지 더욱 키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시점에서의성행위는 더 자랄 수 있는 풋사과를 따버리는 것과같습니다."

원앙은 이렇게 말을 맺었다.

"물의 힘을 전기로 바꾸는 댐처럼 자제는 성욕의 힘을 진정한사랑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런사랑이야말로 가실 줄을 모르는 사랑입니다. 즐겁되 후회없는여름 휴가가 되기를 빕니다."


- 정채봉님의 '가실 줄 모르는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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