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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

초봄이 오다 / 하종오

by 존글지기 201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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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한 그루 캐어 집에 옮기려고
산에 가만가만 숨어들었다.
나무는 뿌리를 밑으로 밑으로 내려놓았겠지.
자그마한 산수유 찾아 삽날을 깊숙이 꽂았다.
이제 한 삽 뜨면 산에게서 내게로 올 게다.
겨울 내내 집안은 텅 비고 날 찾아오는 이 없었어.
이제 마당귀에 산수유 심어놓고
그 옆에서 꽃 피길 기다리면
이 산이라도 날 찾아오겠지.
삽자루에 힘을 주어도 떠지지 않아서
뿌리 언저리 손으로 파헤쳐 보았다.
산수유는 뿌리를 옆으로 옆으로 벌려놓고 있었다.
나는 삽날 눕혀 뿌리 밑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뜬 뒤 밑동 잡고 들어올렸다.
한 그루 작은 산수유 실뿌리 뚜두두둑 뚜두두둑 끊기자
산에 있던 모든 산수유들 아픈지 파다닥파다닥
노란 꽃망울들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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