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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한 켤레 / 트레버 B. 퀴크 양말 한 켤레 나는 지방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그리고 이따금 빈민가에 있는 무료 급식 시설에 가서 자원 봉사자로 일한다. 어느 날 나는 식당 뒷골목을 청소하다가 한 늙은 부인이모퉁이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꽃무늬가 그려진 낡은 치마에 색이 바랜 노란 털스웨터와닳아 빠진 검은색 신발을 신고 있었다.그날 밤은 몹시 추웠는데도 양말조차 신지 않은 상태였다. 양말을 어디다 버렸느냐고 묻자 그녀는 자기에겐양말이 원래부터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마지막으로 양말을 신어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다는 것이었다.가난한 노부인을 바라보면서 난 그녀를 많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자리에서 내가 그녀에게 베풀수 있는건 따뜻한 양말 한 켤레 뿐이었다. 나는 운동화를 벗고 내가 신고 있던 흰.. 2012. 3. 12.
마지막 로맨티스트 마지막 로맨티스트 "처음 뵙겠습니다.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입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자기 아는 선배중에 참 신기한 사람이 있다고.전 그냥 호기심에 한번 보고싶다고 했는데,그가 제게 처음 한 말이 바로 '마지막 로맨티스트'란 말이었어요.정말 이상한 사람도 다 있다고 생각했죠. 다짜고짜 로맨티스트라니...아무래도 왕자병에 단단히 걸려있든지 아니면 자기 멋에 사는시덥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 저 별들.. 저 별빛은 아마 10만년,아니 더 이전에 내려온 빛일지도 모르는데...그 빛을 보고 있는 우리는 그만큼의 시간을 보고 있는 셈이 될 테니까요.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대개 아름답게 마련이죠." 저건 또 무슨 책에서 읽은 대사인지. 전 시큰둥하게 대답했어요. "아.. 2012. 2. 26.
가실 줄 모르는 사랑 / 정채봉 가실 줄 모르는 사랑 오리들이 사는 호수에도 여름이 왔다. 여름은 오리들에게 있어서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더러는예기치 않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그것은 젊은 오리들의성문제가 어느때 보다도 강하게 드러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어른 오리들이 모여서 의논한 끝에 원앙을 초청해서 사랑에대한 강의를 등기로 했다.원앙이 왔다. 그는 먼저 사랑에 실패한 젊은 오리의 경험담을듣고자 했다. 한 처녀 오리가 나와서 말했다. "작년 여름 일입니다. 사랑하는 총각오리와 함께 휴가를떠났습니다. 첫날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푸른 물을가르며 수영을 하였습니다. 따로 따로 둥지를 틀고 아름다운꿈을 꾸며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저녁이었습니다. 소나기가 내리자 무섭지않느냐며 그가 나의 둥지로 건너 왔습니다. 나는 .. 2012. 2. 20.
사랑에 관한 다섯 가지 테마 사랑에 관한 다섯 가지 테마 ♡ 테마 - 1 어린 시절부터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꿔온 한 소녀가 있었다. 사랑에 관한 음악이라면 다 골라 듣고 사랑에 관한 책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었던 그 소녀는 어느날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를 만났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고 헤어지면 곧 전화로 밤을 지새우고 만남에 대한 기대로 떨어져 있는 순간을 살고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쌓아가던 소녀는 그네들의 사랑은 다른 빛깔이라고 믿었다. 몇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사랑의 열정에 뿌듯해했고 남들과는 다른 사랑을 한다는 자부심에 든든해 하던 어느날... 그 소녀는 보이지 않는 사랑속에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보았다.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환상을 사랑했던 그 소녀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견딜수 없어 이.. 2011. 12. 6.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 제 1 장 ----- 이름은 김민표.낭만을 꿈꾸는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이다. 작년 겨울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홀로 상경하여 자취를 하게 되었을때 나는 꿈에 부풀어있었다. 나는 긴 생머리의 큰 눈망울을 가진 청순한 여자친구를 꿈꾸었다. 여자친구가 나의 집에 와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밥도 지어주고 집에서 같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멜로 비디오를 함께 보는 그런 꿈을... 그런데.... " 야...김민표!" " 응? " " 배고파 죽겠어! 빨리 밥 내놔!" " 응...좀만 기다려. 얼른 해서 갖다줄께." " 에이...빨리빨리 안해오고 뭐하는거야!? 내가 이러니 꼬챙이가 돼가지!" 어디선가 '삐삐부인 진동하네'라는 비디오를 빌려와 내 방에서 뒹굴.. 2011. 11. 28.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용혜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용혜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비록 가까이 있지 않아도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없어도 그로 인해 그리움이 산처럼 쌓인다 해도 절망처럼 가슴이 무너져 내려도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찬 사람이 있다는 것은 진정 행복한 일입니다 만나고 싶지만 마음대로 볼 수 없고 그대만의 향기 마음껏 맡을 수 없어 사무치는 마음 병이 되어도 생각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진정코 행복한 일입니다 2011. 11. 9.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 2011. 10. 17.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 거지, 눈 씻고 찾아봐도 내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 어쩜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아도 이 사람은 이해해주겠구나 생각들게 해주던, 자기 몸 아픈 것보다 내 몸 더 챙겼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던 한 사람입니다. 내가 감기로 고생할 때 내 기침 소리에 그 사람 하도 가슴 아파해 기침 한 번 마음껏 못하게 해주던 그런 사람입니다. 지금 그사람 나름대로 얼마나 가슴 삭히며 살고 있겠습니까? 자기가 알 텐데. 내가 지금 어떻다는 .. 2011. 10. 10.
알고 있는것과 모르고 있는것 아름다운 사랑.. 그렇지만 조금은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입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 외사랑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바로 다가가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세요... 사랑한다고... ----------------------------------------------- 알고 있는것과 모르고 있는것 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침에 그녀는 꼭 커피를 마신다. 밀크가 아닌 블랙으로 두잔. 그녀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 그녀는 말하기 전에 항상 \"응\" 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 잠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난 알고 있다. 그녀는 하기 싫은 일을 부탁 받을 때는 그냥 웃는다. 그리고 내색을 안하는 그녀지만 기분이 좋으면, 팔을 톡.. 2011. 10. 9.
아부에 솔깃해지면 아부에 솔깃해지면 어떤 여우 한마리가 처음으로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았습니다. 여우는 신기했지만 은근히 두려웠지요. 그래서 같은 숲에 사는 늑대에게 말했습니다. "늑대야. 저기 좀 봐. 어떤 짐승이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데 정말 멋있어. 아, 날렵하고 커다란 몸매가 지금도 눈에 어른거리는 걸." 늑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보다 센 놈일까?" "글쎄, 하지만 네가 그 놈을 본다면 판단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운명의 신께서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일지도 모르지." 이렇게 해서 여우와 늑대는 말이 있는 목장으로 갔습니다. 말은 이 낯선 동물들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막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여우가 다급하게 말을 걸었습니다. "선생님, 천한 저희들이 고귀하신 당신의 .. 2011. 9. 29.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Prologue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 By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첫번째 이야기 손이 떨려왔다. 조금 소심하기도 한 그였지만 이렇게 떨릴 줄은 몰랐다. 그래도 해야만 했다. 인장을 찍듯이, 그는 조심스럽게 공중전화의 번호판를 눌렀다. " 따르르릉~ 따르르릉~ "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그냥 수화기를 내려 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이 번호를 알기위해 그가 선택한 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었다. " 딸깍. " 수화기 드는 소리가 들렸고, " 여.. 2011. 9. 29.
사랑일기 사랑일기 *** 첫만남 *** 정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난 정중히 내 이름을 밝혔다. “전 목이라고 합니다” “호호호, 그럼 전 파리예요” “아니…; 모기가 아니라 ‘목’입니다” “그러게요. 저도 팔이가 아니라 ‘파리’라니까요. 호호호” “흐으… 아뇨, 학명 모스키토우의 모기가 아니고 나무 목,목이라니까요!” “호호호, 저도 학명 플라이, 파리가 아니라 파리라니까요, 호호호” 순간 내 머리속에는 모기들이 앵거리고 눈 앞에는 파리들이 붕붕거렸다. 아버님의 쌈지돈 10,000원을 갈취하고 이따위 날버러지같은 이름을 지어준 미아리 처녀 보살, 평생 처녀로 늙어죽을지어다! 파리채가 있다면 열다발만 묶어서 그 처녀 보살을 찾아가 똥침을 쏴주고 싶었다. 그리고 날 끝까지 놀리는 정현이의 집요함이 미웠다. 에프킬라가.. 2011. 9. 25.
싸돌아다닐 만한 세상 싸돌아다닐 만한 세상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서는 나를 붙잡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얘. 오늘 오존주의보랜다. 괜히 싸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오렴."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호흡기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면 오존보의보가 떨어진다면서요. 어쩌다가 마음놓고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무서운 세상이 되었을까요. 친구와 만나 영화를 보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기분이 영 께름칙해서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친구와 헤어져 버스 정류장 앞에 서 있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뿜어대는 매연까지 가세해 정말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쪽 길 모퉁이에서 사람들이 다투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더니 뭔가 부서지는 소리도 나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등 한바탕.. 2011. 9. 22.
장미 한 송이 장미 한 송이 1. Prologue ‘후두둑 투둑 …’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K는 고개를 돌렸읍니다. 유리창에 잠시 머물다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은 소리만큼이나 굵어 보입니다. 내일 부장님께 보고할 내용을 적어나가던 펜을 놓고 담배하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읍니다. 그리고는 ‘헤이즐 넛’커피가 담긴 잔을 들고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봅니다. 3 년전 그녀와 헤어질 때도 이렇게 비가 왔었읍니다. K는 그녀에게 줄 장미꽃 한송이를 투명한 셀루판 종이에 싸고서 약속 장소로 갔었읍니다. 그러나, 장미꽃을 받아든 그녀의 모습은 예전의 그 기뻐하던 모습이 아니었읍니다. 더이상 받을 수 없다며 다시 돌려준 장미꽃은, 혼자사는 K의 자취방에 아직도 걸려 있읍니다. 수분은 모두 말라버렸고, 먼지마저 소복이 쌓인 채로…... 2011. 9. 22.
파아란 화면속의 소리없는 사랑이야기... 파아란 화면속의 소리없는 사랑이야기... 아마도..... PC통신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ON-LINE 상의 사랑을 꿈꿀지도 모른다. 데이트 비용이 들지 않고... 물론 그에 상응하는 전화요금이 나오긴 하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나눌수가 있고 얼굴이 보이지 않기때문에 로맨틱한 환상에 빠질수도 있다.. 물론 그 환상이 지나칠 경우에는 무참히 깨어지기도 하지만..... 나도 물론 그런 생각을 가졌었고 ON-LINE상의 인연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지 못했을때 --- 비교적 오래전 --- 의 이야기이지만.... 인위적으로 인연을 만들기 위하여 채팅실에서 죽치고 있던 적도 있었다. 로맨틱한 취향의 방제로 방을 만들고.. 대기실에 있는 여자의 아이디를 억지로 초청을 하면 역효과가 난.. 2011. 9. 21.